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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녹아서 흐르고

다담 @dadam_tpn​

6.

 

“노먼이 쓰러졌다고?”

 

“응… 큰 지장은 없대. 그냥 더위를 먹었나 봐. 지금 수액 맞고 있어.”

 

“지금 간다. 병원 주소 불러.”

 

주소를 들은 레이의 목소리가 미묘해졌다.

 

“엠마… 거기까지 어떻게 갔어? 앰뷸런스 불렀어?”

 

“아니, 급해서 업고 뛰었는데?”

 

목소리가 마냥 해맑다. 레이는 기가 막힌 얼굴로 한숨을 쉰다. 사건도 정말 가지가지다. 도대체 왜 이 날씨에 집까지 걸어오려고 했던 거야?

 

이자벨라의 아들인 것과는 별 상관이 없겠지만, 어쨌거나 엄마 포지션을 타의적 만장일치로 물려받은 GF 녹색어머니 레이는 형언할 수 없는 책임감을 느끼며 짐을 챙겼다. 주위로 우르르 몰려든 아이들(이젠 좀 징그럽게 컸지만)의 질문 공세에 시달리면서. 노먼이 쓰러졌어? 왜? 같이 가면 안돼? 엠마는 어디 있어? 노먼한테 아이스크림 전해 주면 안돼? 그 와중에도 레이는 친절하게 답하는 중이었다. 응, 약해빠져서 더위먹었대. 안돼, 정신없어. 노먼이랑 병원에. 안돼, 가는 길에 다 녹아. 그러다가 문득 한 목소리가 신경쓰여 돌아보았다.

 

“레이……. 노먼이 아파?”

 

질리언을 위시한 물귀신들과 한창 놀던 캐롤이었다. 캐롤은 물이 콸콸 쏟아지는 호스를 손에 들고 약간 망연하기까지 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레이는 조금 의아해하며 무릎을 굽혔다.

 

“그렇대. 걱정되니?”

 

캐롤은 한참 우물쭈물거렸다. 이번 달 수도세를 떠올린 레이가 침착하게 호스를 잠그고 오는 동안 말이 없던 캐롤은 이내 고개를 들었다.

 

“나도 같이 가면 안 될까?”

 

레이는 아이의 빤한 눈길을 직격으로 당하고 말았다. 아, 하필 엠마랑 똑같이 생겨가지고. 레이는 정말 골치가 아프다는 생각을 하며 외면하려고 했지만, 애초에 끝난 게임이었다. 그렇게 GF 공식 최약체 노먼의 생사를 확인하러 가는 사람이 하나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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